'보는 듣는 느끼는 것.'에 해당되는 글 14

  1. 2010.10.05 b. 다까페일기 1,2 2
  2. 2010.08.31 잘 알지도 못하면서 1
  3. 2010.08.17 Miranda July Project
  4. 2010.08.16 How to Be
  5. 2010.08.12 COMMON PROJECTS 2
  6. 2010.08.11 Tokujin Yoshioka_SPECTRUM
  7. 2010.08.02 apartamento
  8. 2010.07.04 까페 서울
  9. 2010.07.03 멋진 하루
  10. 2010.06.30 핀란드 디자인 산책 6

b. 다까페일기 1,2












너무나도 일상적인 사진인데 이렇게나 좋을수 있다니 싶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거실에서 햇살을 쬐다가 잠깐 펴보았는데
그자리에서 한참을 빠져들어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인테리어에다 너무나 귀여운 개랑 가족들이라니
좋은소재는 가까이 있구나 라고 생각하게 하는 책.

어릴때 그리던 가족의 모습이었다.  
큰 개와 귀여운 아이들과 잘 웃어주는 재밌는 남편
아담하고 햇살잘들어오는 깔끔하고 화초가 가득한 집

(개인적으로 2권보단 1권 사진들이 더 좋은것같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여행을 다녀와, 이 영화를 다시보았다.

단순한 풍경과 좋은 경치가 아니고 그안에 사는 사람들의 내면.
결국은 무인도가 아닌이상 어디든 사람이 사는 모습을 포함한
그 덩어리를 보고있는것 같다.

2번을 본 후,
딱 아는만큼만 안다고 말하자면, 나는 68%만 이해할수있다.
아직도 32%가 부족하다.

구경남이 말한 왜 이런영화를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질문한 학생의 답변이
나같은 사람에게 감독이 하고싶은 말을 대사로 넣은걸까 싶기도하다.



조금 비슷하면서 다른이야기를 하자면,

여행을 가기전 몇개의 풀리지 않던 의문점을 정리했다.
그중 하나.
관계의 진정성.

여행중 낯선사람들을 만나면서 낯설지 않게 되는 과정을 거치며,
내 주변 관계에 대한 생각을 했다.

속물적인 조건을 거품이라 칭한다면
거품을 걷어내고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건 오히려 전자쪽이었던것같다.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몰랐고 하는일도 몰랐다. 소위 말하는 신분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
그런데도 자연스레 이야기를 듣고 또 하게된다는게 신기했다.
'나'를 소개하기전에 '나'를 둘러싼 중요한 관계를 소개하고
내가 살아온 발자취를 먼저 이야기하고 좋아하는것들을 이야기한다는게...


나를 둘러싸고 있는 관계를 나열하고
다시 그 관계의 빈도를 생각했다.
그리고 빈도와 관계의 깊이가 비례하는지 생각했다.
결론은, 그렇지만은 않다는것이었다.
대부분이 그랬다.

나와 관계를 맺고있는 수많은 사람중에
내가 그들을 잘 안다 라고 당당히 얘기할수있는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리고 나를 잘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이, 사는곳, 하는일 그런거 말고.
정말 그들을 안다고 말할수있는것들 말이다.
비싼 겸손과 배려로 포장된 껍데기만 남는 만남이 아닌
이사람이 뭘하고싶어하는지, 어떤걸 좋아하는지
어떤 인생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혹은 살고있는지 같은
그런만남이 몇번이나 이루어졌을까.

지금 연락조차 하지 않는, 너무 좋았다 혹은 너무 친하게 느껴졌던 몇몇 사람은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는 그들에 대해서 너무 몰랐던것같다.
마치 그의 내면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면서
친분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그 말이 부끄러워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언제 한번 술마시자, 꼭 한번 작업해보고싶었다.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존경합니다.
등의 대사같은 위선으로 느껴지는것이었다,
판단이나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다 주기도 하며
그로인해 세상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인생이라는것이 내맘대로 되지 않는다.
내가 설령 진심으로 대상에 대해 애정을 느껴서
잘되길 바란다고 해도 그것이 예상밖의 일이 될수도 있는것이다.

여행하기전에도 안타까워 미칠것같았던 마음에 못견뎌 서울을 떴다.
자기전에도 몇번씩 생각하고 생각했지만,

정답같은것은 없고 새로운시작, 새로운 삶같은건 없다.
과거가 있어야 현재가 있는것이다.
연상선상에 있는것이 하루아침에 바뀔수도 없고 지난 기억을 지울수도 없다.


가치관에 대한 거짓말을 홈피에 쓴적이있는데.
그랬다. 딱. 
1년전에 이 영화를 봤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작년 겨울에나 되어 보았기때문에.
다녀와서 제일먼저 생각났던 영화여서 보았는데 느낌이 새롭다.
지금은 내가 섣불리 판단했던 누군가에게 부끄럽고 또 미안하다.





"나에대해서 뭘 안다고 그래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딱 아는만큼만 안다고 해요... 사람 마음하나 잡기가 정말로 참 힘들죠."










Miranda July Project

How to Be








먹구름같은 청춘의 나날들, 방황, 꿈을 이야기할때 많이 등장하는 소재가
기타에서 연결되는 인디록- 뮤지션인듯하다.
그런데 그것이 어떤 영화에서는 처음엔 방황하다가 척척척 잘 풀려 대스타가 되기도 하는데
이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배배배 꼬인 목걸이의 체인을 겨우겨우 풀다가 엔딩즈음 되서야,
아! 이제 겨우 다 풀었다. 싶은 느낌이다.
그러니까 이후에 그것을 목에 거는것은 관객들의 마음인것이다.

잔잔하다가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영화도 아니며,
처음부터 끝까지 심란하고 어지러운데, 그것이 해결이된다고 해도 심란해지는 이유는
이입되는 감정이 나 자신에 대한 물음으로 연결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탄탄대로를 살아온 사람이거나,
후추같은 영화가 아니면 눈이 감기는 사람한테는 매우 지루할수있는 영화이고,
전세계의 수많은 여심을 흔들어 놓은 섹시한 로버트 패틴슨을
이리도 찌질하게 만들수있나 싶은 생각에 실망할수도 있겠지만.
내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것과 같은 맥락.
인간다운 구김. 쏘-쿨하지 않은 그 주인공들에게 더 정이 가고 공감이 가는 이유이다.


무관심한 부모밑에서 자란덕에 애정결핍에
지저분한 머리에 매일 똑같은 옷만 걸치는
딱히 목표도 없고 미래도 없고 슈퍼마켓 직원에
음악을 하겠다고 깨작깨작거리는
주변 친구들도 하나같이 다 별난.
소위말하면 정말 매력이라곤 눈씻고 찾아볼수없는 20대의 잉여인간 남자.

그런그가 매우 일상적인 고민을 하기시작하고 해결하기 위해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의 저자 엘링턴 박사가 집으로 찾아오면서
그의 인생은 좀더 꼬이는듯하다가 점점 자아를 찾게된다.

하고싶은건 있지만(음악) 확신이 없고 손에 넣으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오렌지 마멀레이드의 노래를 들으며, 가사같은 사춘기를 보낸 나의 10대 청춘이 생각나서. 
또 삽질에 연속인 20대 초반을 보냈기에 -_-. 
나는 그 찌질한 주인공에게 애정이 가고 또 간다.


사실, 주인공이 던지는 질문은
그저 그가 어리고 한심한 인간이라는 편견을 벗어버리고
원론적인 접근을 한다면 인생의 전반적인 물음이구나.
보면서는 몰랐는데 보고나서 느꼈다.
그런데 이시점에서 문득 떠오른 이문세 아즈씨의 노래가 말해주듯이
언제쯤 사랑을 다 알까요. 언제쯤 세상을 다 알까요.
얼마나 살아봐야 알까요. 정말 그런 날이 올까요.

라는 것이다. 
인생의 물음은 끊임이 없고 그저 단순한 한두문장으로는
정의내려지거나 해결될수없는것이겠지만,

"흐트러진 그림 퍼즐처럼 네생활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이 그 퍼즐 조각이라고 생각해봐
그게 흩어져 있을 때는  뒤죽박죽인 것처럼 보여도
그 조각들 다 자기자리가 있어서 결국엔 하나가 되지
그렇게 맞춘 조각 그림이 하나의 산이라고 하면 어디에 올라야 하는지 알게돼."

라는 박사의 빤한 말도 신빙성 있게 느껴졌다.













COMMON PROJECTS

Tokujin Yoshioka_SPECTRUM






순전히 이세이 미야케때문에 알게되었던 아티스트.
학교 다닐때 패션의 역사 이런데에는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혁명같은 존재인
'이세이미야케' 의 자료 찾다가 우연히 알고나서
와- 이거 실제로 보고싶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알고보니 내가 아는것보다 훨씬많은 작업을 했더랜다.

솔직히 티켓값에 비해 전시는 많지 않아서 스펙트럼을 보겠다는 다짐하나로 오긴했으나...
영상실에서 그 멍-해지는 음악을 들으며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나와서 든생각은
멋진 작업들이 많은데 여기 갖다놓은게 젤 별로다. 라는 생각이;
커다란 자동문이 열리자마자, 둘이 동시에 '우와~' 했는데 스펙트럼이 젤 멋지다.-_-

그래도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다양한 소재들로
자연의 곡선이라던가 투영하는 빛이라던가 정말 섬세하게 표현해 냈다는것.
(옵티컬글라스로 물이 흐르는 듯한 표현은 정말 절묘했다)

그가 한 작업들을 쭉 봐오면 아이디어가 참 대단한 사람인듯하다.
에르메스의 스카프랑 스와로브스키는 진짜 한번 보고싶다.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할때 단순하게 설치에 중점을 둔것이 아닌
그 제품자체를 100% 이해하고 그것이 돋보이는 작업을 했기때문에
브랜드들이 그를 사랑하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콜라보레이션중에 그런 작품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는 않은듯하다.



몇년전에 대전시립미술관에서 빨대로 작업한 작품을 본적이있다.
좀 다른 종류의 작업이었지만 작은 빨대로 엄청나게
큰 조각을 한 작품들이었는데 인상깊었다.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들었다.
특히나 그 패턴뜰때 쓰는 비닐을 의자로 만들었다는것에 대해...;



+
뮤지엄샵에서 내가 두번째로 갖고싶어하던 도쿠진-이세이미야케 시계를 팔고있었으나
가격보고 씁쓸하게 내려놓고 왔다.  
'이걸사느니 나중에 돈모아 스토바를 사겠어요.'
뭐, 실제로 보니 역시 트웰브가 더 예쁘다. 라는 위안 -ㅁ-

청담동 된장데이였으니까 커피한잔마시고 디자이너 샵도 구경하고-

하지만 역시나 아쉬웠던건,
외쿡 아가는 빨대위에나 옵티컬글라스의 의자에 앉아있는게 떡하니 있건만 
왜 우리는 앉을수없는가! 는 그렇다 치고...
예전에 '쥴리앙 슈나벨' 판화 전시했던 논현동 워터게이트 갤러리는 무려 엽서까지 줬는데!
'키스해링'은 별건 아니라도 북마크까지 줬는데!!
이건뭐 작은 도록따위도 만들지 않다니...-_-;









http://www.tokujin.com/










짤방하나. ㅅㅎ짱





apartamento

까페 서울






너도나도 까페 관련 서적을 출판하고_ 까페탐방기, 까페메뉴레시피등등... 
음식점은 망해도 커피전문점은 사람이 바글거린다는 얘기가 있을정도로 인기가 높다. 
까페 서울이라고 해서 커피를 파는 까페에 대한 얘기인줄 알았다.

전통을 지키고 이어나갈줄 아는 젊은 일본인이 한국에 와서
흩어진 한 가정에서 소중함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고 가는 이야기이다.
이면적으로는 일본인이 한국사람되는얘기정도. ㅋ

배우들의 연기가 어색하고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다.
대화가 행동이 연결이 안되서 삼천포로 빠지는감은 좀 있는듯.
하지만 무엇보다 소재가 참신하고 전체적인 느낌은 참 좋다.
카모메 식당이랑 정말 비슷한 맥락의 영화인것같다.

마지막에 설탕을 솔솔 뿌린 누룽지 과자는 나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있어서
씹는 소리에, 어릴때 먹던 그 맛이 느껴지는것 같았다.


* 커피프린스 귀염둥이 하림이가 파티쉐가 되어 나왔다. 냐하-
알고보니 감독이 일본인... 우리나라도 이런것좀 만들었으면 좋겠다.

멋진 하루







하루동안 그들의 일상을 엿보는 느낌이다.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얘기는 꿔준돈 받기인데 
참 신기한게 이런 단순하고 심심할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단 하루동안의 이야기로 이렇게나 만들었는지. 
볼거리가 많은 영화도 아니고
감독과 단순히 두 배우의 역량만으로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냈다는게 대단하다.
 
로맨스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멘트도 없고, 대반전같은것도 없고
옛연인사이였던 장면을 회상하는 씬도 없고
시간의 흐름에따라 변화하는 두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헤어진 옛애인을 1년만에 만나자마자하는 인사가 노려보며 '돈갚아'라니
돈떼먹고 도망갔는데 당연히 좋은 표정으로 인사할리는 없겠지만.

처음엔 옛애인에게 빌려준 '돈'만 받는게 목적이었던 까칠한 성격의 희수가
하루동안 병운이과 함께 돈을 받으러 다니면서 심리적으로 변화하는 모습.
나도 희수와같이 그를 생각없이 사는 철부지의 인상을 받았다가
후반부에 가서는 그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뒤바뀌어서 나도모르게 그녀처럼 웃어버렸다.
멋진하루의 저녁엔 '멋진' 두사람이 남겨져있다.
엔딩에는 그의 막걸리 포스터
그리고 둘의 재회. 에필로그가 궁금해지게끔 만드는 짤막한 영상-

서울의 지하철, 꽃파는 트럭, 골목골목 언덕길... 
작년 여름쯤에 신설동역에서 내려 황학동의 골목골목에서 파는
낡은 벼룩시장 길을 누벼가며 걸었을때 
아 소소한 서울의 동네들이 정겹고 좋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어쩐지 이 영화에서 그런느낌을 받았다. 









핀란드 디자인 산책



 


전부터 궁금했던 책이었다.
북유럽의 디자인 브랜드가 좋아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요즈음, 더더욱 인기상승하고있는 북유럽의 디자인에 대해서
다룬책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기도했고,
얼마전에 다시 보게 된 카모메 식당이 전보다 더 와닿았기도 했고.

이 책을 읽기전 나는 핀란드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만 갖고 있었다.
'휘바~휘바~' 자일리톨껌의 나라라고 제일 많이 알려져 있을것이고
노키아라는 핸드폰을 만든 나라라는것 정도.
늘 자작나무 숲의 떠오르는 평화로운 그런 이미지다.

전에 아이띵소였던가 이 책을 팔길래,
살까 하고 촤르륵- 훑어보니 그다지 깊이있게 디자인에 대해 다룬것 같지 않아
그냥 보고 나왔는데.

사실 크게 깊이있게 다룬책은 아닌듯..
그래서 제목도 디자인 '산책' 이라고 지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은 알게되었다.
그리고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그들은 이미 하고 있고 그것이 대중적이고 인기있다는것_
그것은 적어도 나에게는 매우 크게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공공디자인의 진정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고,
그렇게 편안하면서 멋스러운 디자인이 나올수밖에 없는이유,
핀란드 사람들의 국민성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수있었다.
일상적인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라고 생각되는 그들의 소박함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디자인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이 될수 있다는것.
오가닉이라는 단어가 무색할정도로 그들의 삶 자체가 그러하다.

올해 2010년 서울은 세계디자인수도를 목표로 이것저것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수박겉핥기식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기존의 것들을 파괴하고 무조건 뜯어내고 새로 만들고
당장 휘황찬란한 것보다 두고두고 오래보아도 편안함을 느낄수있는것
좀더 신중하고 의미있는 개발이 되었으면 좋겠다.

핀란드는 있는것을 최대한 살리면서 기존의 것들과 어울리는 플러스 되는 어떤것
그것이 자연과 인간이 모두 하나가 될수있는 것을 추구한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교육제도 복지제도 등, 배울점이 많은 나라인것같다.

디자인에 있어서 철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들만의 원칙과 철학이 고유가치를 가질수있으며 그것들이 이어져 전통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