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하루







하루동안 그들의 일상을 엿보는 느낌이다.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얘기는 꿔준돈 받기인데 
참 신기한게 이런 단순하고 심심할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단 하루동안의 이야기로 이렇게나 만들었는지. 
볼거리가 많은 영화도 아니고
감독과 단순히 두 배우의 역량만으로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냈다는게 대단하다.
 
로맨스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멘트도 없고, 대반전같은것도 없고
옛연인사이였던 장면을 회상하는 씬도 없고
시간의 흐름에따라 변화하는 두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헤어진 옛애인을 1년만에 만나자마자하는 인사가 노려보며 '돈갚아'라니
돈떼먹고 도망갔는데 당연히 좋은 표정으로 인사할리는 없겠지만.

처음엔 옛애인에게 빌려준 '돈'만 받는게 목적이었던 까칠한 성격의 희수가
하루동안 병운이과 함께 돈을 받으러 다니면서 심리적으로 변화하는 모습.
나도 희수와같이 그를 생각없이 사는 철부지의 인상을 받았다가
후반부에 가서는 그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뒤바뀌어서 나도모르게 그녀처럼 웃어버렸다.
멋진하루의 저녁엔 '멋진' 두사람이 남겨져있다.
엔딩에는 그의 막걸리 포스터
그리고 둘의 재회. 에필로그가 궁금해지게끔 만드는 짤막한 영상-

서울의 지하철, 꽃파는 트럭, 골목골목 언덕길... 
작년 여름쯤에 신설동역에서 내려 황학동의 골목골목에서 파는
낡은 벼룩시장 길을 누벼가며 걸었을때 
아 소소한 서울의 동네들이 정겹고 좋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어쩐지 이 영화에서 그런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