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시간과 공간과 가능성의 관념.
 시간이 일그러진 모양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을 덴고는 알고있다. 시간 그 자체는 균일한 성분을 가졌지만, 그것은 일단 소비되면 일그러진 것으로 변해버린다. 어떤 시간은 지독히 무겁고 길며 어떤 시간은 가볍고 짧다. 그리고 때때로 전후가 바뀌거나 심할 때는 완전히 소멸되기도 한다. 있을 리 없는 것이 덧붙여지기도 한다. 인간은 아마도 시간을 그처럼 제멋대로 조정하면서 자신의 존재의의 또한 조정하는 것이리라. 다르게 말하면 그같은 작업이 더해짐으로써 가까스로 멀쩡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자신이 어렵사리 지나온 시간을 순서대로 고스란히 균일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 인간의 신경은 도저히 그것을 견뎌내지 못할 게 틀림없다. 그런 인생은 아마도 고문이나 다름없으리라. 덴고는 그렇게 생각했다.
 인간은 뇌의 확대에 의해 시간성이라는 관념을 획득할 수 있었고, 동시에 그


-  무라카미 하루키 '1Q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