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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그때와 똑같이 지금도 동전을 쌓아놓곤
자그마하고 벽에 낙서가 가득한 가게안에서 떡볶이와 오뎅을 먹으면서
배를 잡고 깔깔댈수 있는건 아마 너희들과만 나눌수 있는 즐거움일거야.
우리같은 사람들을 붙잡고 나이트를 가자고 한다며 또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고. 

한해한해 지나면서 선생님의 성함도, 반 친구들 이름도 가물가물해져가서 
기억을 더듬더듬 이름을 몇가지로 불러봐야하지만 이럴때는  
교복입은 그때로 돌아간것같은 기분이 들어서 진심으로 즐거워.
달라진게 있다면, 그땐 학교앞이었던게 이젠 홍대나 신촌같은 번화가라는것뿐.
그렇지만 그렇게 웃다가도 이제 어른들이 할법한 이야기들, 사회이야기를 하게된다는거.



집에 돌아와서 한참이고 잠을 이룰수가 없어서 
불을 모두 끈채 벽에 비스듬이 기대어 
마치, 알맞는 온도에 달궈진 프라이팬에 
'탁탁' 소리를 내는 달걀후라이가 내는 것같은 빗소리를 
한참을 듣고 있을때.

 
늦은 새벽에 전화해준 네가 너무 고마웠어.
원래 그렇잖아,
새벽엔 어디서 그렇게 생기는건지.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라던가 고백하기 힘들었던 것들도 용기가 생겨서
넘칠땐 지나치게 센티멘털해지기도 하고.
딱 그 사이쯤의.
누구에게도 이야기 한적없고 
다시는 이야기 하지않을 속마음이었어.

너와 친해졌을때 에이형이라고 왜 확신했냐면, 
너의 그런 세심함 때문이었거든.
전화가 올것같다는 예감은 왜 들었을까.
그럴만한 근거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말이야.

네가 그곳에서 잘 해나갈거라고 믿어.
넌 내가 아는 사람중 가장 
휴머니즘을 믿는 순수한 사람이니까.